선박 연료 전지 기술과 수소 에너지 활용: 해운 산업의 친환경 혁명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해운 산업에서는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수소 연료 전지를 활용한 선박 기술은 탄소 배출 제로(Zero-Emission)를 실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선박용 연료 전지 기술과 수소 에너지 활용에 대한 최신 동향, 장단점, 그리고 미래 전망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수소 연료전지 선박의 개념과 원리

수소 연료 선박이란 기존 내연기관 대신 장착된 연료전지에 수소와 공기를 공급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이 전기를 사용하여 모터를 회전시켜 프로펠러를 돌려 추진하는 선박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선박은 중유나 디젤을 연소시켜 동력을 얻기 때문에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등 다양한 오염 물질을 배출합니다. 하지만 수소 연료전지 선박은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만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물(H2O)만을 배출하는 순수 친환경 선박입니다.

수소 연료전지는 연료의 연소 과정 없이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이 과정에서 에너지 변환 손실이 적어 높은 효율을 가진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선박용 연료전지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주로 사용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 80~100°C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작동, 소형화 가능, 전력 밀도가 높음
  •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 600~1,000°C의 고온에서 작동, 높은 효율(최대 60%), 대형 크루즈선 적용 연구 중
  •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 650°C에서 작동, 대형 발전 및 선박용으로 연구 중

현재 선박의 주전원으로는 PEMFC 방식이 주로 채택되고 있습니다. PEMFC는 SOFC와 달리 소형화가 가능하며 저온 환경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열 관리가 수월해 최근 수소 연료전지 추진 선박 연구에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수소 연료전지 선박의 주요 기술적 특성

수소 연료 추진 선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 기술이 필요합니다:

1. 수소 저장 시스템

수소를 선박 연료로 저장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액화수소(LH2) 저장방식: 영하 253°C의 극저온에서 수소를 액체 상태로 저장하는 방식으로, 기체 상태보다 부피가 1/800로 줄어들어 저장 효율이 높습니다. 중대형 상선에 적합하지만, 극저온 유지를 위한 고성능 보냉 기술이 필요합니다.
  • 고압기체수소 저장방식: 수소를 300~700bar로 압축해 저장하는 방식으로, 액화수소보다 시스템이 단순하고 건조 비용이 절감되지만, 저장 용량이 작아 주로 단거리 운항 소형 선박에 적합합니다.

액화수소는 200bar 고압수소 대비 약 4배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대형 선박에 유리하지만, 초저온 유지 기술과 단열 기술의 발전이 필요합니다.

2. 연료 공급 시스템

수소 저장 시스템에 저장된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하는 시스템입니다. 액화수소의 경우 연료전지에 안정적인 수소를 공급하기 위한 기화기와 압력기가 필요하며, 고압수소는 압력을 낮추기 위한 감압 설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수소 취화(취성) 저항성이 확보된 소재와 기술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3. 연료전지 시스템

수소 추진 선박에서 전력 생산과 저장을 담당하는 핵심 기술로, 연료전지 스택, 수소 공급 장치, 공기 공급 장치, 열 관리 장치로 구성됩니다. 해상 환경의 특수성(6자유도 운동, 진동, 염분, 악천후 등)을 고려하여 설계되어야 하며, 선박의 급격한 부하 변동에도 안정적인 출력 유지가 필요합니다.

4.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선체 부하 급변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시스템으로, 주로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 이온 전지가 사용됩니다. 연료전지와 연계하여 발생된 전기를 저장하고 필요 시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5. 전기 추진 시스템

연료전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선체 추진 동력으로 변환하는 시스템으로, 배전·전력 변환 시스템, 추진 전동기, 동력 전달 시스템 등으로 구성됩니다. 시스템의 응답성과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전력 관리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수소 연료전지 선박의 장단점

주요 장점

  1. 높은 발전 효율: 선박에 적용 가능한 연료전지는 47~60% 이상의 발전 효율을 가지며, 이는 기존 가솔린 엔진(25%)이나 디젤 엔진(35%)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2. 환경 친화적: 온실가스 배출이 없어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용이하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3. 연료비 절감: 높은 발전 효율로 운항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크며, 대형 선박의 경우 그 효과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4. 소음과 진동 감소: 연소 과정이 없어 소음과 진동이 적어 승객 및 선원의 편의성이 향상됩니다.
  5. 에너지 밀도: 기존 선박 엔진인 가스 터빈, 디젤보다 에너지 저장 밀도가 높아 에너지 전환 효율이 30% 가량 높습니다.

주요 단점 및 과제

  1. 저장 및 유지 기술의 난이도: 특히 액화수소의 경우 영하 253°C의 극저온 유지가 필요하며, 높은 수준의 단열 기술이 요구됩니다.
  2. 인프라 부족: 수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여 항구 및 해양 충전소 구축이 필요합니다.
  3. 높은 초기 비용: 현재 기술로는 기존 연료 대비 비용이 높으며, 특히 연료전지 스택 제작 비용이 높습니다.
  4. 기술 성숙도: 대형 상선에 적용할 수 있는 대용량 연료전지 시스템의 기술 성숙도가 아직 낮습니다.
  5. 안전 규제: 선박용 연료전지는 자동차용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안전 인증이 필요하며, 화재나 폭발 위험에 대비한 이중삼중의 안전장치가 요구됩니다.

국내외 수소 연료전지 선박 개발 현황

해외 주요 개발 현황

수소 연료전지 선박의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며, 주요 개발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노르웨이: PILOT-E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 연료 추진 선박, 순수 배터리 전기 추진 선박, 하이브리드 선박 등 다양한 친환경 선박을 개발 중입니다. 특히 Viking Cruise(LH2), FLAGSHIP(400kW PEMFC, LH2, 2021) 등 주요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 독일: ZemShip(100kW PEMFC, CGH2, 2006~2010), Scandlines(8.3MW, LH2, 2012), Elektra(300kW PEMFC, H2, 2021) 등 다양한 규모의 선박을 개발했습니다.
  • 미국: SF-Breeze(4.92MW PEMFC, LH2), Water-Go-Round(360kW PEMFC, CGH2, 2019) 등의 선박을 개발했습니다.
  •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은 액화수소 운반선을 개발하여 2019년 진수했으며, 1,250㎥ 규모의 액화수소 화물창을 개발했습니다.

국내 주요 개발 현황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는 수소 관련 선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주요 개발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HD한국조선해양: 수소연료전지 전문회사인 HD하이드로젠을 설립했으며, 핀란드 SOFC 전문기업 컨비온을 인수해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최근에는 선박용 액화수소 탱크 제작 및 진공단열 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며, 국제선급협회 소속 4개 선급으로부터 기본승인을 획득했습니다.
  • 삼성중공업: 2022년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전지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노르웨이 선급 DNV로부터 기본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2021년에는 조선업계 최초로 영국 선급 로이드사로부터 멤브레인형 액화수소 화물창과 16만㎥급 액화수소 운반선 개념 설계에 대한 기본 인증을 받았습니다.
  • 한화오션: 2023년 9월 노르웨이 선급으로부터 액화수소운반선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공동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 빈센(Vinssen): 100kW, 250kW 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했으며, 특히 2023년에는 싱가포르의 쉘 프로젝트에 참여해 선박용 연료전지 모듈을 납품했습니다. 현재 17m급 수소레저선박을 개발 중으로 2025년 공개 예정입니다.
  • 한국해양과학기술원(KRISO): 2025년부터 메가와트급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실증 전용 시험선박 ‘K-GTB’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2023년 4월에는 해양수산부가 ‘수소선박 안전기준’을 제정하여 국내에서 수소선박 건조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조선소에서도 실제 수소선박 건조가 가능해졌습니다.

수소 연료전지 선박의 미래 전망

수소 연료전지 선박은 해운 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이끌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시장 전망도 매우 밝습니다.

  • 전 세계 해양 선박용 연료 전지 시장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7.8%의 성장률을 보이며 약 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78341)
  • 글로벌 수소 연료전지 시장은 2023년 2조 5,000억 원에서 2030년 17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특히 2040년에는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사용이 본격화되고 수전해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시장 규모가 5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HD한국조선해양](https://esg.hd.com/ko/news/841)

수소 연료전지 선박의 상용화는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1. 2025~2030년: 소형 선박 및 페리에 연료전지 기술 적용 확대
  2. 2030~2040년: 중형 선박과 연안 운항 선박에 본격 도입
  3. 2040~2050년: 대형 국제 운항 선박에 수소 연료전지 기술 적용 및 대형 상용화 본격화

또한 정부는 수소 선박 상용화를 위해 2026년 이후 국적선 발주와 연계하여 2032년까지 40k급 운반선 건조, 2040년까지 160k급 운반선 건조 및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수소 연료전지 선박 기술 개발의 과제

수소 연료전지 선박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들이 해결되어야 합니다:

  1. 대용량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대형 상선에 적용할 수 있는 MW급 이상의 대용량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이 필요합니다.
  2. 수소 저장 기술 향상: 액화수소의 자연 기화량을 최소화하고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이 필요합니다.
  3. 연료전지 비용 절감: 연료전지 시스템의 대량 생산을 통한 비용 절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4.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항만에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여 편리한 수소 공급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5. 국제 표준 및 안전 규제 정립: 수소 선박에 대한 국제적인 안전 기준과 표준이 확립되어야 합니다.
  6. 기술 인력 양성: 수소 연료전지 선박 기술 개발 및 운영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합니다.

결론: 수소 연료전지 선박의 발전 가능성

수소 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한 선박은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국제 해운 산업에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중요한 대안입니다. 한국은 배터리, 연료전지, 조선 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수소 연료전지 선박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직 기술적, 경제적 과제가 있지만, 국내 조선사들의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정부의 지원, 그리고 세계적인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수소 연료전지 선박은 가까운 미래에 해운 산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소 연료전지 선박은 단순히 환경 규제 대응을 넘어, 수소 경제로의 전환과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한 중요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면, 친환경 선박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수소 연료전지 선박과 기존 내연기관 선박의 효율 차이는 얼마나 되나요?

수소 연료전지 선박은 47~60% 이상의 발전 효율을 가지는 반면, 기존 가솔린 엔진은 약 25%, 디젤 엔진은 약 35%의 효율을 가집니다. 즉, 연료전지는 기존 엔진보다 약 1.5~2배 높은 효율을 보입니다.

수소 연료전지 선박의 가장 큰 기술적 난제는 무엇인가요?

액화수소의 안전한 저장과 유지가 가장 큰 기술적 난제로, 영하 253°C의 극저온을 유지하기 위한 단열 기술과 자연 기화를 최소화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한, 대형 상선에 적용할 수 있는 대용량 연료전지 시스템의 개발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수소 연료전지 선박의 경제성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는 초기 투자 비용이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연료 효율이 높아 운영 비용이 절감될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연료전지 시스템의 대량 생산과 수소 생산 기술의 발전에 따라 경제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환경 규제 비용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경제성이 더욱 향상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수소 연료전지 선박 기술 경쟁력은 어떤가요?

한국은 배터리, 연료전지, 조선 기술 모두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수소 연료전지 선박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사들은 액화수소 저장 기술, 연료전지 시스템 등 핵심 기술 개발에서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소 연료전지 선박 시장은 언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나요?

소형 선박 및 연안 운항선은 2025~2030년부터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형 상선의 경우 2040~2050년경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2040년에는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시장 규모가 5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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